053. 나무야 나무야 _ 책 속에서 건진 문장
053. 나무야 나무야
신영복 지음 / 돌베개
[책 읽고 느낀 점]
《나무야 나무야》를 읽으면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되었습니다. 신영복 작가는 나무를 통해 삶의 복잡함을 단순화하고, 자연의 고요함 속에서 진정한 평화를 찾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나무의 성장 과정은 우리에게 끈기와 인내의 가치를 일깨워 주며, 각자의 삶에도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이 많습니다.
작가의 서정적인 문체는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나무의 생명력은 어려운 시기를 겪는 우리에게 희망을 주며, 그 안에서 치유의 과정을 발견하게 됩니다. 자연과의 교감은 일상에서 잊고 지냈던 소중한 감정을 다시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나무가 단순한 생명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존재임을 깨달았습니다. 신영복의 통찰력은 나무를 매개로 한 삶의 철학으로,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존재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결국, 이 책은 자연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책 속에서 건진 문장]
우리가 생각 없이 잘라내고 있는 것이 어찌 소나무만이겠습니까
없어도 되는 물건을 만들기 위하여 없어서는 안될 것들을 마구 잘라내고 있는가 하면 아예 사람을 잘라내는 일마저 서슴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_ p.25
어린 여우가 시내를 거의 다 건넜을 때 그만 꼬리를 적시고 말았다.
_ p.47
생각하면 우리는 아픔과 기쁨으로 뜨개질한 의복을 걸치고 저마다의 인생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기쁨과 아픔, 환희와 비탄은 하나의 창문에서 바라보는 하나의 풍경인지도 모릅니다. 빛과 그림자, 이 둘을 동시에 승인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정면에서 직시하는 용기이고 지혜라고 생각됩니다.
_ p.58
최고의 논리학인 수학은 언제나 등식(等式)을 기본으로 합니다.
_ p.69
‘과거’를 읽기보다 ‘현재’를 읽어야 하며 ‘역사를’ 배우기보다 ‘역사에서’ 배워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_ p.84
‘위로’는 진정한 애정이 아닙니다. 위로는 그 위로를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가 위로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확인케 함으로써 다시 한번 좌절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_ p.91
수(秀)와 장(壯)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속성인지도 모릅니다. 이 둘 가운데 하나만을 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단연 수(秀)보다는 장(壯)을 택하고 싶습니다. 장중함은 얼른 눈에 띄지도 않고 그것에서 오는 감동도 매우 더딘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의 ‘있음’이 크고 그 감동이 구원(久遠)하여 가히 ‘근본’을 경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_ p.106
강나루 주막의 술은 물을 타서 묽기도 하고
봄산에서 내려오는 나뭇짐에는 꽃이 반이나 섞여 있구나
酒沽江店多和水 柴下春山半雜花
개나리, 진달래, 산수유와 같은 이른 봄꽃은 땔감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뭇짐에 올라 있고, 물 탄 술(和水酒)은 한마디로 진국이 아닌 함량 미달의 불량품임에도 불구하고 주모의 영악한 상혼(商魂)을 탓하기는커녕 그 묽은 술잔을 들고 시를 읊조리는 나그네의 훈훈한 마음이 춘풍처럼 불어오는 듯합니다.
_ p.112
아름다운 봄꽃 한송이를 기뻐할 수 있기 위해서도
우리는 아름다운 꽃의 추억을 가져야 합니다.
_ p.116
옛 사람들은 물에다 얼굴을 비추지 말라고 하는 ‘무감어수’(無鑒於水)의 경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을 거울로 삼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만 그것이 바로 표면에 천착하지 말라는 경계라고 생각합니다.
_ p.128
남아 있는 유적들을 조립하여 과거를 복원하는 상상력이 아니라 그 과거의 모습으로부터 현재를 직시하고 다시 현재의 연장선상에서 미래를 향하여 우리의 시야를 열어나가는 상상력임을 깨닫게 됩니다.
_ p.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