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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건진 문장

031. 하악하악 _ 책 속에서 건진 문장

by 마음이 동하다 2024.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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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 하악하악

이외수 지음 / 해냄

 

 

[책 읽고 느낀 점]

'하악하악'을 읽으면서 이외수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과 기발한 유머가 깊은 인상을 주었다. 이 책은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하는데,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통쾌함이 매력적이다. 특히, 작가의 독특한 문체와 비유는 독자로 하여금 삶의 여러 면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이야기 전개가 예측 불가능하여 긴장감을 유지하며, 때로는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외수는 그만의 방식으로 인간 존재의 허무함과 고독함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며,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등장 인물들의 개성이 뚜렷하게 그려져 있어, 그들과 함께하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이 책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삶의 복잡성을 탐구하는 하나의 철학적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악하악'은 웃음을 통해 깊은 울림을 주며, 독자에게 삶의 여러 면을 다시금 고민하게 만든다. 이외수의 글은 결국, 우리가 겪는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다.

 

 

[책 속에서 건진 문장]

소나무는 멀리서 바라보면 참으로 의연한 자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가까이서 바라보면 인색한 성품을 그대로 드러내 보인다. 소나무는 어떤 식물이라도 자기 영역 안에서 뿌리를 내리는 것을 절대로 허락하지 않는다. 소나무 밑에서 채취한 흙을 화분에 담고 화초를 길러보라. 어떤 화초도 건강하게 자라서 꽃을 피울 수가 없다. 그래서 대나무는 군자의 대열에 끼일 수가 있어도 소나무는 군자의 대열에 끼일 수가 없는 것이다.

_ p.25

 

 

길을 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길을 가던 내가 잘못이냐 거기 있던 돌이 잘못이냐. 넘어진 사실을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이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같은 방식으로 넘어지기를 반복한다면 분명히 잘못은 당신에게 있다.

_ p.28

 

 

정신적 빈곤을 물질적 풍요로 위장하려는 어리석음

_ p.29

 

 

그리움은 과거라는 시간의 나무에서 흩날리는 낙엽이고,

기다림은 미래라는 시간의 나무에서 흔들리는 꽃잎이다.

멀어질수록 선명한 아픔으로 새겨지는 젊은 날의 문신들.

_ p.34

 

 

인생의 정답을 알기는 어렵지 않다.

다만 정답을 실천하면서 살기가 어려울 뿐.

_ p.64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음식이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인간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간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부패된 상태를 썩었다고 말하고 발효된 상태를 익었다고 말한다. 신중하라. 그대를 썩게 만드는 일도, 그대를 익게 만드는 일고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다.

_ p.122

 

 

오석같이 경도가 높은 낱말이 있는가 하면 찰떡같이 점성이 높은 낱말도 있다.

저 혼자 반짝거리는 낱말도 있고 저 혼자 바스러지는 낱말도 있다.

언어의 맛을 볼 줄 모르면 언어의 맛을 낼 줄 모른다.

_ p.133

 

 

한 우물을 파다가 끝까지 물이 안나오면 인생 막장되는거 아냐, 라고 말하면서

손도 까딱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_ p.195

 

 

이토록 하늘 청명한 가을에는 티끌만한 미움조차 가슴에 남겨두기 죄스럽지요.

하지만 아픈 기억의 편린일수록 더욱 선명한 빛깔의 단풍으로 물들지 않던가요.

해마다 가을이면 그대 발밑에 각혈 같은 빛깔로 흩어지는 단풍잎들,

그대에 대한 제 미움은 아직 그대로 선명합니다.

_ p.200

 

 

토끼와 거북이를 육지에서 한번만 경주를 시키고 토끼를 자만과 태만을 상징하는 동물로 간주하거나 거북이를 근면과 겸손을 상징하는 동물로 간주하면 안된다. 바다에서 경주를 시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인간들이 어떤 대상의 가치를 판단하는 방식은 거의가 이런 모순을 간직하고 있다.

_ p.207

 

 

대부분의 동물들은 먹이가 생기면 서열이 높은 우두머리가 먼저 먹이를 차지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닭의 우두머리는 다르다. 서열이 낮은 놈들이 먹이를 배불리 먹을 때까지 주위를 경계해주고 자기는 제일 나중에 먹이를 먹는다.

_ p.209

 

 

세상이 변하기를 소망하지 말고 그대 자신이 변하기를 소망하라. 세상에게 바라는 것이 많은 사람에게는, 불만과 실패라는 이름의 불청객이 찾아와서 포기를 종용하고,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많은 사람에게는, 성공과 희망이라는 이름의 초청객이 찾아와 도전을 장려한다. 그대 인생의 주인은 세상이 아니라 그대 자신이다.

_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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